있던 그들간의 거리가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오하라와 고노의 안색이 변했다.
상대의 움직임을 거의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놀라고 있을 틈이 없었다.
쇠뭉치 같은 주먹이 고노의 콧등으로 날아들었던 것이다. 이를 악문 고노가 중단을
향해 있던 칼로 반원을 그렀다. 그 원의 궤적 속에 한의 팔이 걸렀다. 한의 눈이
무섭게 빛나기 시작했다. 고노의 반응 속도는 김석준에 견줄 만했다. 그는 주먹을
거두며 동시에 고노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고노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상대의
몸놀림이 너무 빨라 잡아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눈을 부릅뜬 그가 반원을 그리던
칼을 곧장 수직으로 내리쳤다. 한쪽 다리를 내줄 각오로 한 공격이었다. 자신의
다리가 부러진다면 상대는 머리부터 두 쪽이 날 터였다. 한은 정강이를 걷어차던
발을 거두지 않고 몸을 비스듬히 틀었다. 고노의 칼이 그의 코를 스치며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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